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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s/2011 스물넷

110228 최강창민 '나를 훈련시킨 보컬의 미학' (네이버 뮤직)

최강창민 심창민 창민 동방신기

http://music.naver.com/todayMusic/index.nhn?startDate=20110228





동방신기의 최강창민(본명 심창민.23)은 얼굴 이미지처럼 실제 선하고 내성적이며 예의 바르다. 그런 성격과 태도를 보면 연예계, 특히 대중음악판에 어떻게 진출했는지 의아할 정도다. 남들 앞에 가면을 덧씌우고 또 다른 페르소나를 습관처럼 드러내야 하는 이 직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지금까지 버텨온 그의 생명력은 연구대상 1호다. "어렸을 땐 남들 앞에 서는 것조차 꺼려하고 창피해하던 아이였어요. 지금도 많이 쑥스러운데, 가수 생활 7년 정도 하니까 조금 분별력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는 스태프와 같이 식사 주문을 할 때도 "뭘 먹겠다"는 '의사표시'도 불편해 할 만큼 내성적이었다. 이 성격의 원인을 그는 어릴 시절에서 찾았다. "아버지가 교사였기 때문에 나름 엄격하셨어요. 그래서 항상 정해진대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 많이 사로잡혀 있었어요. 어릴 때 부터 그런 교육을 받다 보니 서툴렀고, 그래서 많이 힘들어했어요. 하지만, 제가 데뷔한 뒤에 아버지가 그런 말씀 하셨어요. '미안하다. 내가 생각한 그림대로 짜맞췄던 것 같다. 네 뜻을 가지고 뭔가를 하게 했었던 적이 별로 없어 정말 미안하다.'라고요."

모범생 이미지는 늘 '우등생 콤플렉스'에 시달리게 했다. 그래서 남보다 부족하다 싶으면 2∼3배 노력해 평균에 맞추려고 했다. 최강창민의 이같은 '노력'은 회사 내에서도 유명하다. 1년에 한 번 받는 2주간의 휴가에서도 그는 혼자 서울에 남아 음악 수업을 따로 받는가 하면, 일본 활동에선 일본어를 제대로 구사하기 위해 남들 게임하러 갈 때, 혼자 몰래 남아 공부하기도 했다. 남을 이기기 위해서라기 보다 부끄럽지 않은 자신이 되도록 책임을 다한다는 점에서 그의 경쟁은 의미 자체가 남다르다.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다만, 남에게 나쁜 소리 듣는 건 싫어했죠. 결국, 자신에게 창피하지 말자는 주의가 제가 노력하는 모습의 본질인 것 같아요." 그는 그러면서 "예전보다 확실히 달라진 건 호불호(好不好)가 명확해졌고, 좀 더 표현에 거침이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룹에서 고음을 소화하는 최강창민은 보컬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표현에 관심이 많다. 리드미컬하게 전개되는 고난도 보컬에서 테크닉이 없어도 감동을 줄 수 있는 가창, 그리고 메인 가창이 아니더라도 협력의 묘미를 보여줄 수 있는 코러스까지 모든 분야의 보컬을 눈여겨본다. 그가 이번 주 '뮤지션스 초이스'의 주제로 '나를 훈련시킨 보컬의 미학'을 꼽은 것도 지금의 그를 만들고, 앞으로의 그를 이끄는 중요한 보컬 교본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가수들이에요. 무엇보다 제 가창 연습에 많은 도움을 준 곡들이죠. 이들의 노래는 연습할 때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늘 갖고 다니는 필수품이에요."

그와 1시간 동안 마주하면서 느낀 것은 최강창민은 여리지만, 나약하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인터뷰가 길어질수록 그의 대답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상대방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또 금세 눈물이라도 쏟아낼 것 같은 연약한 사슴의 눈망울이 어떤 사자의 포효보다 강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는 독한 향과 매혹적인 색깔로 상대방을 한순간에 사로잡는 '장미'스타일이라기 보다 은은한 향기를 품는 '국화'처럼 오랫동안 곁에 두고 싶은 존재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매력을 뿜어낼 수 있는 그런 존재 말이다.

글 / 김평 (대중음악 전문필자) 




최강창민이 선택한 첫 번째 앨범 : Adam Lambert의 [For Your Entertainment (Tour Edition)]



우리 회사(SM엔터테인먼트)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유영진 이사가 지난해 SM타운 가족 콘서트 준비할 때, 제 솔로 곡('Big Time')을 만들면서 이 노래('If I Had You')를 연습시켰어요. 제 솔로 곡의 모티브가 애덤 램버트라고 말씀하시면서요. 들어보니, 고음이 장점인 가수였어요. 제가 고음 파트인데다, 'Big Time'이란 신곡의 콘셉트도 이 뮤지션 색깔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연습을 했죠. 이 가수의 곡은 제가 좋아하는 샤우팅 창법에 유러비트가 섞여 있어서 일단 스타일 면에서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작년을 계기로 이 보컬이 제 롤 모델이 된 듯해요. 목표까지는 아니더라도, 더 연습해서 갖출 필요가 있는 스킬과 포인트들이 많이 있었거든요. `지르는 노래'에 대한 스킬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고 싶을 때, 이 노래가 많이 도움돼요. 


최강창민이 선택한 두 번째 앨범 : Boyz II Men의 [Nathan Michael Shawn Wanya]



노래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좋아하고 실력 뛰어나다는 사실은 다 알고 있지만, 말로 설명하는 것 이상의 능력을 지닌 그룹 같아요. 팀 자체의 아카펠라나 코러스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알고 있는 상업성, 음악성 그 이상의 어마어마한 '뭔가'를 지니고 있는 팀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능력들이 많이 묻혀진 느낌이 있어요. 이 음반에서 'I Do'란 곡은 와냐 모리스의 솔로 보컬이 좋고, 코러스 라인이 너무 예뻐요. 개인적으로 늘 해보고 싶은 목표 곡 중 하나예요. 



최강창민이 선택한 세 번째 앨범 : Raul Midon의 [State of Mind]



이 음반을 듣고 기타를 배우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기타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 뮤지션의 기타 주법은 그 자체가 신선하고 특이하죠. 시각장애인이지만 특이한 주법으로 리듬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게 신기할 따름이에요. 'State of Mind'란 곡은 다른 노래들과 달리, 랩하듯 노래하는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 댄스 음악을 많이 해서 그런지, 리드미컬한 템포와 멜로디를 좋아하거든요. 이 노래가 기대만큼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지 않아서 더욱 마음에 들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는데, 저만 알고 있다는 자부심 같은 거라고 할까요? 이 뮤지션이 계속 제 소유의 대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최강창민이 선택한 네 번째 앨범 : Craig David의 [The Story Goes…]



개인적으로 'Don't Love You No More'라는 노래를 너무 좋아해요. 처음 가사를 모르고 들었을 때는 그냥 달달한 사랑 고백인 줄 알았는데, 좋아서 가사를 뒤져보니 '난 더이상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담담하게 표현한 부분이 가슴에 와 닿았어요. 노래도 기타 반주 정도에 맞춰 했을 뿐, 많은 악기 사운드를 사용한 것도 아니거든요. 달달한 멜로디와 담담한 가사 중간에서 나오는 오묘한 느낌, 그리고 래핑하듯 리드미컬하게 부르는 크렉 데이비드의 보컬이 함께 어우러져 최고의 노래가 나온 듯해요. 


최강창민이 선택한 다섯 번째 앨범 : M.Y.M.P의 [Acoustic Proposal]


정말 기타 반주에 노래 부르는 단순한 스타일을 보면 조용하고 자그마한 클럽에 어울릴 듯한데, 그 선율이 주는 감성의 크기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예요. 제가 지금까지 했던 샤우팅 창법이나 리드미컬한 래핑은 상대적으로 스킬이 화려하지만, 이 뮤지션의 보컬은 소소하지만 예쁜 목소리 하나 가지고 듣는 사람의 마음을 간지럽히는 능력을 지녔어요. 화려한 특징이 없어도 사람의 귀를 쉽게 낚아챈다고 할까요? 보컬의 담백함만으로 청중을 앞뒤 좌우로 흔들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생각해요. 제가 가지지 못한 심플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보컬이 부러워서 골랐어요.

'Say You Love Me'는 2011년 3월 2일 24:00까지 무료듣기로 제공됩니다. 



내 가창에 한계 있기에 발전 가능성도 많아


선곡에서 알 수 있듯, 최강창민은 말 그대로 어느 한 창법에 구속되는 것을 싫어한다.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늘 다양해요. 연기자가 늘 다른 인물을 표현하듯, 저도 음반을 낼 때마다(또는 무대에 설 때마다) 새롭고 다양한 변신을 꾀하고 싶거든요. 제 창법에 편견을 가진 이들도 많겠지만, 늘 다른 것들도 함께 발전시켜 남들과 차별화하는 가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어요."

그는 7년 활동 기간에 4곡의 가사를 썼다. '작곡은 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내가 가지고 있는 한계가 또렷이 보이는데, 재미삼아 하는 어설픈 작곡으로 '아티스트'인 척 하기는 싫다."고 했다. 그는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하는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며 "가사는 그런 면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노래에 한계를 지적하는 논란에 대해 "역설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느냐"며 반문했다. "저는 지금 한계가 많은 가수라고 생각해요. 그럴수록 발전 가능성도 많다고 스스로 위로하죠. 가창의 한계, 표현력의 한계 모두 제가 풀어야 할 숙제들이에요. 그래서 목표가 생기는 거고요. 제 안의 울림통을 확장할 수 있는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매일매일 조금씩 이뤄나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