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창민 심창민 창민 동방신기
<인터뷰>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은 채 곧게 성장한 최강창민은
카메라를 향해 강렬한 눈빛으로 감성을 전하는 배우가 되어 있었다.
앞으로의 그를 더욱 기대하는 5명의 디자이너는 그에게 시그너처 룩을 선물했다.
이를테면 스물세 살의 남자란 이런 거다.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무책임하고, 세상이 자신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자만심에 빠져 있는,
그래서 보고 있으면 한심하다 싶다가도 또 그 치기 부리는 모습이 살아 있다는 증명처럼 느껴지는 것.
적어도 지금까지 만난 20대 초반의 남자들은 대개가 그랬다.
그러나 뜨거웠던 일요일 아침, 가로수길의 스튜디오로 들어선 최강창민은 여느 스물세 살의 남자와 달랐다.
주말 아침 일찍 일하러 오면서도 표정이 맑았다. 말은 많지 않았지만 간간이 능청스러운 얼굴로 농담을 했고,
주변에서 칭찬을 하면 도망가버리다가도 포토그래퍼의 말엔 눈을 맞추고 들었다.
그 모든 행동이 부산하지 않았던 이 청년은, 사실 스물셋 남자라기보단 또래보다 일찍 철든 소년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하지만 회색 티셔츠 사이로 비치는 근육은 소년의 것으론 보이지 않았다.
최근 권투를 시작했다고 한다. 함께 시작했다가 지금은 포기했다는 매니저말에 따르면 땀을 쏙 뺄 만큼 힘들단다.
권투는 근육의 모양을 잡아줄 뿐이니, 근육을 만들기 위해 헬스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도 한다고 했다.
그래도 쉬는 중인데 너무 힘들게 지내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난 원래 자신을 괴롭히는 편이에요. 항상 더 갈망하고,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유난히 스스로를 보채죠.
나에게 너그러운 스타일은 되지 못해요"
라고 말한다. 사실 근육보다 그 단단한 말투가 더 남자의 것으로 느껴졌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큼이나, 최근 최강창민에게 큰 변화가 생겼다.
<파라다이스 목장>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를 통해, 생애 첫 연기에 도전한 것이다.
드라마에 출연하는 특별한 계기에 대해
"시놉시스를 봤는데 편하고 재미있었어요. 제가 맡은 역할은 겉으론 부족할 게 없는 남자에요.
잘 생겼고, 집안도 나쁘지 않고, 그런데 사실은 덜렁대고, 감정 표현에 지나치게 솔직해서 언뜻 찌질해 보이는 남자기도 해요.
어딘가 나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고 느꼈어요."라고 설명한다.
데뷔 이후 첫 드라마 출연의 변이라기엔 단출한 이유다.
첫 드라마를 주인공으로 시작하게 됐으니 배우가 되었다고 달뜰 법도 한데, 팬이 아닌 시청자들도 보게 될 드라마니까 부담스러웠다고,
스태프나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에게 누가 되거나 폐를 끼치지 말아야 할 텐데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제주도 비바람을 맞으며 촬영한 수개월 동안 가장 많이 한 생각이었는지, 같은 얘기를 여러 번 반복하기도 했다.
"그룹의 일원으로 7년을 살아오면서 나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나를 숙이고 남들이 돋보이도록요. 그래서 후회한다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일상적이고 사소한 감정부터 극단적인 감정까지 표현해야 하는 연기를 하면서,
나 자신을 표현하는데 얼마나 서툴렀는지를 알게 됐어요. 많은 스태프들과 부대끼고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맞추면서도,
그 장면 안에서만큼은 내가 주인공이 돼야 하는거잖아요. 고민이 많았죠."
가수로는 7년 차다.
그냥 7년이 아니라 최고로서의 7년이었고, 모든 시간이 연습실 아니면 무대 위에서 흘렀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힘든 일 많지 않았느냐고 했더니,
"일을 어려서부터 시작해서 그런지 비가 오면 무릎이 시리긴 해요" 라고 받아친다.
"원래 뭐 먹을 거냐고 물어보면 대답못하고, 다른 사람이 먹자면 싫어도 따라가는 우유부단한 성격이었어요.
그런데 이 일을 하면 나이보다 빨리 나 자신에 대해서 많이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어린 나이부터 사회에서 부대끼며 일하는 것이 오히려 좋은 자극이 되었나보다.
화보 촬영을 하면서 그는 총 다섯 벌을 입었다. 소년에서 남자가 되어가는,
그래서 어쩌면 완전한 소년도 아니고 남자도 아닌,
하지만 반대로 소년이며 동시에 남자인 그의 현재를 위한 다양한 느낌의 수트였다.
어떤 옷이 제일 마음에 드는지 물었더니, 그 중 가장 멋부리지 않고 격식을 갖춘 수트를 골랐다.
"어느 날 길을 가다가 수염이 상당히 길어 얼굴을 뒤덮은 사람을 봤는데 좋아 보이더라고요.
저렇게 하고 다니고 싶다라는 마음이 드는 것도 아니면서요. 아직은 그런 것 같아요.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해서인지 제 또래 남자보다 더 성숙해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뭐 지금 당장 그런 모습이 되겠단 얘기는 아니에요. 천천히 그렇게 변하고 싶어요."
최강창민은 요즘 SMTOWN 라이브 공연을 앞두고 정신없이 연습 중이다.
그날도 화보 촬영을 마치자마자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안무 연습이 예정돼 있었다.
2년 만에 서는 국내 무대를 앞두고 아직은 아니지만 그날이 되면 분명 떨릴 거라며 설렘을 숨기지 않았다.
7년 전 무대에 오를 때와 지금의 그는 많이 달라졌을까.
"처음엔 내가 준비한 것을 실수 없이 보여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어요. 그 이상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죠.
일단 무대에서 내려오고 난 다음에야 모니터하면서 반응을 살폈어요.
그런데 이제 슬슬, 내 페이스대로 공연할 줄 알아요. 완급 조절이 가능해졌다고 해야하나?
나뿐만 아니라 관객 반응과 같은 무대 주변의 모든 것이 보여요. 여유가 생긴건가봐요."
무대에 섰을 때 관객이 보이기 시작한 여유는, 여자와 연애에 관해 얘기할 때도 드러났다.
"여자 볼 때 외모를 97% 정도 봐요?" 라고 물었더니 99.9%란 답이 돌아왔다.
"거짓말이잖아요. 외모는 중요하지 않아요, 착하면 돼요라고 하는거요.
그게 다가 아니란 건 알지만 이건 내 희망이니까. 청순하고 지적인 매력이 있는 사람, 내 일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좋아요."
여기서 끝나는가 했더니 "옵션을 추가하자면" 이라고 다시 시작한다.자신이 운동을 좋아하니까 활동적인 사람이라면 더 좋겠다고 했다.함께 야구장에서 맥주 한 잔 하며 경기를 보고 싶다고도 했다.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연애 얘기로 옮아갔다.첫사랑에겐 자신이 많이 매달리고 적극적으로 다가서는데 이젠 가끔 나쁜 남자란 얘기도 듣는다고,많이 배려하려고 노력하지만 아무래도 능글맞아진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했다.여자와 연애 얘기가 나오자 주변은 긴장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한편으론 데뷔 7년차 중견가수처럼 여유로우면서,또 한편으론 자신이 좋아하는 야구팀이 지면 그날 밤 12시까지 기분이 별로라고 말할 때와 더불어 가장 스물세 살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처음에 요즘 무얼 하며 지내냐고 물어봤다.
"이런 대답은 좀 뻔할 텐데" 라고 말하면서 밴드 음악에 빠져 있다고,
예전부터 배우고 싶었지만 미뤄둔 기타를 독학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궁금한 건 다른 내용이었다.
그래서 인터뷰를 마칠 즈음 물어봤다. 요즈음 어떤지, 지금 이 순간이 그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사실 지난 6-7년 동안 이렇게 공식적인 활동이 적었던 적이 없어요. 생활 패턴이 달라져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긴 했어요. 그래도 지금, 좋아요.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못했던 것들을 배우고, 즐기고 있으니까요.
예전엔 나를 드러내는 데 서툴렀지만, 이젠 춤과 노래뿐만 아니라 말과 표정으로 나를 표현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이 시간이 분명 중요할 거에요. 그리고 지금 이 시기에 내가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분명 나에게 좋은 쪽으로 작용할 거에요."
답은 예상대로였다. 평소 같으면 재미없는 정답 말고, 재미 있는 속마음을 얘기해달라고 보챘을 터였다.
하지만 이번엔 그러지 않았다. 소년이 아니라 남자의 것이 분명한, 바로 그 근육보다 단단한 말투 때문이었다.
* 출처: W korea. Cofactory, 인터뷰 투파라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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